본문 바로가기

-

마비노기를 1년동안 열심히 해보고 이런저런 느낀점

누렙 4만 / 엘프 전투&생활 1랭 / 심연빛 타이틀도 있다.

이 글은 교역 재료를 비비다가 작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일괄 제작좀 만들어줘...

 

 

이전 글에서도 당부드린 내용입니다만,

제가 작성한 글을 출처도 맥락도 없이 일부분만 뚝 잘라서 가져가지 말아주세요...

 

모종의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당부를 드리는 것입니다...

제발요...

 


 

저는 전투를 주요 컨텐츠로 삼는 유저입니다.

생활은... 가끔씩 물물 교역만 합니다...

 

마비노기 열심히 했다는 말을 어떻게 증명하지..

부믿15 / 처형74입니다..?

풀샤인입니다...? 올 1랭입니다...?

 

00. 에린 입성

때는 2021년 1월 29일(아마도), 한참 디렉터의 사과 선물상자가 돌 때였다.

 

원래라면 왼쪽의 캐릭터로 시작하지만, 선물상자를 받으면 우측의 외모로 시작 가능하다고 함

시작하게 된 계기라던가 tmi는 생략하고, 어쨌든 마비노기를 설치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마비노기를 짧게 찍먹하고 탈주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캐릭터 생성을 하며 남몰래 속으로 결심했다.

 

 

(키트 제외) 최소 현금 250은 사용할 것이다.

 

돈지랄을 하려고 한 게 아니다. 현질러로 게임을 하려고 한 게 아니다.

N사 게임이고 K게임인 이상 그정도 돈을 쓸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의든 타의든 게임을 접지 않고 하려면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따라잡으려면 그정도는 써야지,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해서 단 하나의 전제, 위의 전제를 깔고 시작했다.

막히면 현금 사용하는 걸 망설이지 말자, 거부감 없이 걍 돈을 써버리자.

 

결론적으로는 그 전제가 없었다면 나는 절대로 마비노기를 지금까지 이정도까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 게임 스타일과 성격 등과 맞물려 그렇게 된 것이긴 하다.

 

당연히 안 지르고도 잘 할 사람은 잘 해요.

 

 

 

그런 결심을 뒤로 하고, 행아웃 화면공유를 통해 내 뻘짓을 생중계하며 밀레시안의 도움을 받아 어찌저찌 튜토리얼을 완료했다.

로나의 뿌뿌나팔을 받고 티르 코네일로 전송되었다.

 

뿌뿌나팔 끄는 법을 알려주셨던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무슨 소린지 솔직히 못 알아들어서 그냥 뿌뿌나팔을 켜고 살았다. (동시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왔음...)

 

 

티르 코네일에서 만난 지인이 온갖 가방과 펫을 인벤토리에 넣어준다.

 

네? 가방 안에 가방이 들어가요? 왜요?

네? 아이템 종류마다 인벤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달라요? 어떻게 그래요? 말도 안 돼!

 

뉴비가 기겁할 때마다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어쨌든 그때 가방에 가방을 넣어준 행동은 신의 한 수였다. 안 그랬으면 터져가는 인벤토리를 보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멘붕하다가 접었을지도 모른다. 영영 가방에 가방을 넣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게임할 뻔했다.

(물론 훗날 블로니가 알려주긴 한다만...)

 

01. 메인 스트림과 블로니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여러 사람들을 소개받고(지금의 길드원들) 일단 블로니 시작퀘까지 인도(?)되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환생? 그게 뭐에요?

뭘 어쩌라는 건지 1도 모르겠다.

 

누적레벨, 샤인 오브 이웨카, 재능, 수련, AP...

이런 걸 뉴비가 어떻게 알아?

 

당시 프리시즌 이벤트로 환생 포션이며 망각의 비약이며 그런 걸 계속 줬는데, 대체 어떤 용도로 쓰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왜 레벨을 굳이 낮추는 거지?

 

스킬 랭크 올리는데 AP가 필요하다는 건 알겠다. 그게 레벨업 하면 1씩(블로니 할 때는 2씩) 오른다는 건 알겠다.

레벨이 높으면 강해진다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환생을 하면 레벨이 1이 되잖아? 필요한 스킬만 찍으면 되잖아?

 

환생을 한다 > 레벨이 낮아진다 > 약해진다 > 게임하기 힘들다

 

왜 힘들게 게임을 해야 하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여기저기 검색해봤다. 마비노기 환생, 마비노기 레벨...

종족과 나이와 재능에 따라서 레벨이 오를 때마다 올라가는 스탯...

스탯에 따라 재능 별 대미지 증감...

 

그뭔십

 

1도 모르겠다.

될 대로 돼라.

 

 

블로니를 엉망진창으로 하다가, 다행히 위의 트윗을 보고 다른 분이 알려주셔서 AP만은 놓치지 않고 잘 챙겼다.

참 다행이었다.

 

이때 들은 팁은 아래와 같다.

1. 파란 환생포션 / 기간제 환생 포션은 레벨 100언저리 되면 바로 쓰세요.
2. 이번주는 AP 2배 기간이니까 리셋하고 바로바로 올리는게 좋아요.
3. 아직 200렙 올리기는 힘드니까 파란 환포로 바로 리셋하세요.
4. 특정 레벨대 별로 환생하는 쿨타임이 이러쿵저러쿵
5. 던전가이드 하면 좋은 가방을 주는데, 이게 나중에 한 줄씩 더 늘릴 수 있으니까 이거 하세요.

그리고 내가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

1. 파란 환생포션 / 기간제 환생 포션은 레벨 100언저리 되면 바로 쓰세요.
2. 이번주는 AP 2배 기간이니까 리셋하고 바로바로 올리는게 좋아요.
3. 아직 200렙 올리기는 힘드니까 파란 환포로 바로 리셋하세요.
4. 네?
5. 네?

 

알아들은 소리는 딱 저 셋 뿐이었다.

나머지는 분명 들은 말인데 이해를 못 하니까 그냥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뉴비는 모르는게 너무 많은 나머지 아무리 설명해줘도 무슨 소린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런데 자기가 뭘 이해하지 못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급기야 그런걸 궁금해했다는 사실조차 까먹는다.

 

조언을 듣고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네이버나 구글에 블로니라던지 환생포션이라던지 환생이라던지 찾아본다.

달인작을 하라는 글이 나온다. 던컨에게 언트하고 환포 먹고 환생해서 재능을 바꾸고 어쩌고저쩌고...

 

이건 또 뭔 소리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으니 그냥 무시하고 하던걸 마저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짓이었다. 일단 달인작 자체가 몇년 전의 메타였고, 뉴비가 그런 짓을 하다간 아마 게임을 접었을 것이다.

 

블로니가 중간에 교역도 시킨다.

두카트 차익을 내라면서 이멘 마하로 보내졌는데, 하필 그때 이멘 마하는 시세가 떨어진 때라서 퀘스트 완료가 되지 않았다.

왜 안 되지? 하며 퀘스트를 다시 천천히 쭉 정독해보다가 아, 차액으로 100두카트 이상 벌어야 하는구나! 하는 걸 깨달았다. 퀘스트상에선 이멘 마하로 가라고 했지만 지금 시세를 기준으로 이멘 마하에서는 완료되지 않는 퀘스트였다.

지도를 열심히 봐가면서 걸어서 타라까지 갔다. 뭐 이딴게 다 있냐며 욕하면서 했다.

 

퀘스트를 다시 읽어보지 않았다면, 그대로 접을 뻔했다.

 

 

 

다들 메인 스트림을 하라고 한다.

그런데 어떤 퀘스트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 퀘스트가 너무 많다.

 

 

일단 챕터1의 여신강림을 밀기 시작한다.

 

블로니와 병행은 불가능하다. 너무 할게 많아! 체인까지 얻은 다음에 체인 퀘스트를 끝내고 메인 스트림을 하러 간다.

그렇게 어떻게든 아득바득 여신강림을 밀다가 블로니 체인을 들고 어떻게든 무언가 해낸다.

 

블로니 체인을 들고 싸우면 뭔가 이상하다.

분명 메인 스트림 던전이고 최종 결전 던전인데, 저승 던전인데 애들이 너무 약하다.

 

물론 중간에 라이칸드로프나 마팅, 근팅, 원팅 몹 등... 어려운 구간이 있긴 했지만 어찌저찌 됐다.

검색을 생활화하자. 그렇지 않았으면 라이칸드로프랑 영원히 외적갈등만 겪고 못 깰뻔 했다.

 

 

하다보니 내가 너무 강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당연하다. 이 던전은 1n년 전에 나온 던전이다. 사람들의 레벨이 누적레벨이 고작 몇백...이어도 높은 시절이었다.

나는 그 던전에 현렙 123으로, 누렙 네자릿수로 방문했다. 블로니 체인 자체도 강하다.

 

수련의 중요성 같은거, 원래도 몰랐지만 더 모르게 되었다.

한 대 맞으면 그냥 죽는다. 아무 생각 없이 포션을 마시면서 딜찍누한다.

 

이게 뭐지?

 

여신도 구하고 뭔가를 해냈다.

그래서 이제 뭘 하지?

 

상실감이라는 퀘스트를 주길래, 메인 스트림인 것 같아보이는 김에 해본다.

방금전까지 글라스 기브넨과 레드 드래곤을 처치하던 내가 멧돼지에 맞아 죽는다.

 

이게 뭐지?

 

 

02. 이거 정말 이렇게 다른거 안 하고 계속 스토리만 미는 게임인가?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이 분명 이렇게 메인 스트림만 미는 게임이 아닐 것이다.

메인 스트림에도 물론 전투 요소나 생산 요소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따라서 수준에 맞는 던전을 찾아가야 한다.

 

그래서 어디가 수준에 맞는 던전인데...?

 

당장 블로니 체인만 들어도 생판 듣도 보도 못한 곳까지 추천이랍시고 별표시가 붙는다.

아니 그건 둘째 문제고, 대체 무슨 던전이 있는지 일단 그것조차도 모르겠다.

 

 

모르겠다. 일단 다른 컨텐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메인 스트림을 마저 밀었다.

 

주변에서 이리아 챕터는 반드시 스킵하라고 한다. 스토리 진행에 거의 영향이 없다고 한다.

알았다고 하고 연금술사를 진행한다.

 

'저 빼고 멘션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고 퀘스트를 진행한다.

내가 연금술사 챕터를 하나씩 끝내는 모습을 보며 온 탐라의 마비노기 유저들이 환호하고 있다.

 

누군가는 스토리 완전 쩔죠 하면서 울며 감상을 얘기하기 시작한다.

 

 

소... 솔직히 모르겠다. 이게 그렇게까지 감동적인 이야기였나?

뭔가 세계관 열심히 짰다는 기분은 들었지만, 어... 잘 모르겠다.

 

아.. 네... 그런 것 같아요.. ㅎㅎ... 하면서 넘어갔다.

훗날 아포칼립스를 다 밀고나서야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무슨 컨텐츠가 있는지, 뭘 해야 할 지 모르는 뉴비에게 있는 이정표는 오로지 메인 스트림 뿐이었다.

'메인 스트림'이라는 책 아이콘을 누르면 바로 보이기도 했고, 하여튼 '메인'이니까 해야 할것 같은 기분도 들었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메인 스트림으로 직진했다.

사실 주변을 어떻게 돌아봐야 하는지 그것조차 몰랐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나도 무엇이 있는지 찾아볼 생각을 못했으니까.

연금술사 퀘스트 내내 그림자 미션을 시키기는 했는데, 그게 메인 스트림 다 끝나고나서도 인스턴스 던전 형태로 계속 이용 가능한지는 한참 뒤에나 알 수 있었다.

 

물론 한참 예전에 블로니 퀘스트를 하면서 새도우 크리스탈 사용법과 함께 알려주긴 했었는데, 그때 당시는 이게 뭔데 그게 뭔데 하면서 얼레벌레 퀘스트 완료하기나 바쁜 시기인지라, 그때 왔던 그 장소가 여기였는지 그것조차 몰랐고... 아니 일단 그 시점엔 티르 코네일, 던바튼 지리도 모르는 시기인데 별안간 탈틴? 타라? 이멘 마하? 이런 곳을 보내면 기억할 리가 없다.

 

아무렴 뭐 어때, 진행할 수 있으면 됐다.

 

비록 스킬 수련도 누렙도 그림자 던전도 벨테인 미션도 뭐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지만.

이걸 다 모르는 건 아니고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03. 저 친구 없어요.

어느새 셰익스피어로 넘어갔다. 아니.. 이런 말 하기 좀 그렇데 뭔가 그뭔십의 결정체였던것 같다.

뭔가 스케일을 키우고 굉장한 떡밥을 남기려 했던 것 같지만, 그리고 실제로도 떡밥을 남기긴 했지만 실패했다는 느낌이 든다. 통수만 남았다.

특히 베니스의 상인은 말을 잇지 못하겠다. 할 수만 있었다면 바사니오의 모가지를 뽑아버렸을 것이다.

 

여기도 훗날 아포칼립스를 하면서 그제야 어느 정도 아아.. 하게 되엇다.

 

 

아무튼 파티원이 반드시 필요한 RP던전이 있었다.

 

친구창에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도우미를 찾으려 해도 거뿔을 어떻게 부는지 방법을 모른다. 아니, 거뿔이라는 존재 자체를 몰랐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본다.

던전 입구에 사람들이 있으니까 거기서 파티 해달라고 하면 된다고 한다.

 

던전 입구로 간다.

사람이 없다.

 

 

아무리봐도 누군가의 부캐이고 잠수중인 것 같은 캐릭터만 드문드문 보였다. 모든 채널을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다.

도움 요청 게시판을 떠올리고 도움 요청을 올려본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 도움 요청 게시판 안 쓰는 기능인 것 같다.

 

다른 서버에서 마비노기 하던 트친이 소식을 듣고 도와주지 않았다면 접었을지도 모른다.

훗날 셰익스피어 마지막 타라 왕성 진입 RP퀘스트에서도 같은 일이 생겼다.

 

서럽다.

그래도 이쯤 했을 무렵엔 마비노기 열심히 해야지 상태가 됐던지라 접을 위험은 없었다.

 

훗날 G24에서는 길드원들의 도움을 받았다.

행복했다.

 

 

이 장면은 허위매물이었다.

 

얼레벌레 드라마를 끝냈다.

스토리에 뭔가 세계관을 넣은 느낌은 들었지만 여전히 그뭔십이라는 기분이 들었고 RP는 너무 귀찮았다.

물론 즐거운 부분도 있었지만, 왠지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많은 부분이 부정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즐겁자고 하는 게임인데 너무 숙제하는 기분이 드는 메인이었다.

그래도 할 줄 아는 게 이것 뿐이니 메인을 밀었다. 주변에서도 일단 다 메인 하라고 하니까...

 

퀘스트의 주요 Npc는 자꾸 날 타박하지, 쓸데없는 심부름이나 시키지... 메인 퀘스트마저도 재미가 없어서 접을 뻔했다.

어른 타르라크 얼굴을 보고 간신히 회복해서 드라마1을 완료하고, 드라마2에서는 퀘사르의 심장을 보고 간신히 완료했다.

개연성이 묘하게 부족한 느낌이었다. 퀘스트를 진행시키기 위해 억지로 뭔가를 하는 느낌.

 

게다가 이리아 대륙을 넘어다니고 Npc들이 나름 최신 스킬을 사용하게 되면서 온갖 버그가 판치기 시작했는데, 특히 트레저 헌터 RP로 슈팅러쉬, 프렌지를 사용해서 네메톤을 탈출하는 미션을 할 때는 특유의 위치렉 때문에 스킬 쿨이 초기화되지 않아 진짜 미칠 뻔했다.

 

(드라마 챕터 좋아하는 분들께는 이런 발언 미안합니다...)

 

이 스키 타는 퀘스트도 제법 짜증났다.

 

그럴싸하게 꾸몄지만, 뭐가 없었다.

셰익스피어도 드라마도 그저 떡밥만 난무한 무언가였다. 그냥 난 고생스럽기만 했다.

 

흥미로운 요소는 많았다. 켈트 신화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재밌었다.

떡밥에 가닥이 잡히는 듯한 기분도 들고? 그렇지만 그 뿐이었다.

 

역시 나중에 아포칼립스를 밀고나서야 아아~ 하게 됐다.

 

뭐가 뭔지는 1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간지는 쩔었음.

 

 

04. 메인 스트림에 따라잡히는 스펙

 

그렇게 쉴틈없이 메인 스트림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신의 기사단이다.

여기서부터 슬슬 몬스터의 스펙도 Npc의 스펙도 올라간다.

 

사도를 처형하거나 속박하거나 방어하는 특수 스킬도 상황에 맞춰서 써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진행은 된다만, 불편하다. 이속감소에 걸리고 운석을 두들겨 맞고 나영석을 쓰고...

 

그렇게 얼렁뚱땅 진행하다보면 기사단 스킬이란 걸 배우게 된다.

 

 

사람들은 뉴비에게 말한다.

스킬 수련을 해야 스펙이 오르지만, 힘드니까 굳이 하지 않아도 돼요. 그거 하다가 접으면 오히려 손해잖아요.

 

그 말을 착실히 따른 나는 기사단 스킬도 일반 스킬도 딱히 수련하지 않았다. 하고싶은대로 했다.

그냥 스킬을 사용하면 올라가는 딱 그정도까지만 올렸다.

 

제바흐+선지자에서 1차 지옥을 봤다.

디바인 링크라는 스킬을 쓰면 좋다는 말을 훗날 들었다. 하지만 그걸 쓸 정신머리가 있을 리가?

설령 썼다고 해도 디링을 써서 그만큼 버텨줄 스펙의 펫이 없었기 때문에 의미 없었을 것이다.

 

최근에 부캐로 다시 밀면서 해봤다. 분명 의미 없는 짓이다.

아무 준비도 되지 않는 뉴비에겐 너무 과했다.

 

펫에게도 누렙이, 샤인이 있다는 걸 몰랐다. 피니 블루밍을 할 수 있다는 걸 몰랐다.. 나중에 지인들 펫이 유난히 오래 소환 가능하길래 궁금해서 검색해봤다가 그제야 알게 됐다. 그러니까 여태껏 G25까지 누렙=현렙200인 펫을 데리고 다녔으니까 디바인 링크가 의미가 별로 없었다. 금방 죽어버리기나 하고 방해만 되고...

의미가 없으니 그냥 안 썼다 (또라인가)

 

 

아무튼 어찌저찌 울면서 넘어가고, 이어서 다음 제너레이션에서 하시딤에서 2차 지옥을 본다.

돌진 한 방에 내가 죽어버리는데 이걸 어쩌란 말인지...?

 

그래도 어떻게든 잡아내고 티아가에서 또 다시 지옥을 보고 또 잡았다.

앵커러쉬 1랭크가 됐다.

 

그 후로도 비슷한 느낌으로 아포칼립스까지 깼다.

 

신기단부터는 스토리도 나름 괜찮았어

매번 모든 퀘스트 전투가 고비였다.

모르피&탈렉 전도, 마나난 전도, 베임네크 전도, 누칼라비 전도 모두 고비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엘프는 하이드 쓰고 졸렬하게 시간만 때워도 되는 퀘스트가 몇개 있더라

근데 난 하이드의 존재를 몰랐어 죽척을 해도 된다던데 그런게 있는 줄도 몰랐어

ㅎㅎ

 

괴로웠다.

그래도 스토리가 궁금해서 했다.

 

다른 사람들이 계속 내가 마비노기를 하길 바라서 열심히 했다.

이쯤부터는 정말 스토리 뒷이야기도 너무 궁금했기 때문에 멈출 수는 없었다.

 

누칼라비 개xx...

 

도저히 못 하겠다, 이걸 어떻게 하냐 싶을 때마다 슬쩍 퀘스트 공략법을 검색해봤다.

 

하나같이 '일단 파힛을 씁니다.', '메테오를 씁니다.', '그냥 때립니다.' 같은 공략 뿐이었다.

나는 엘프라 파힛이 없고 메테오는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없었고 존재하는지 조차 몰랐고 그냥 때리기엔 너무 약했다.

 

결국 누칼라비를 깡으로 한시간동안 두들겨 패서 잡았다.

듀얼건 평타로 잡았다.

 

 

메인 스트림 더 이상 못 미는 줄 알고 절망스러웠다. 하지만 다행히 해냈다.

못 했으면 자존심이 크게 상할 뻔했다.

 

G25때를 기준으로 전투 스킬 종합 1100, 생활 스킬 총합 300정도에 누렙은 7천 정도였다.. (200렙도 아님)

중구난방으로 찍은 거라 1랭이 아니어서 장비도 없고... 당연히 힘들 수밖에...

 

 

누구는 너무 강해서 단숨에 베임네크를 곤죽으로 만들었다가 아차차 사망 스크립트 봐야지 하면서 꾸역꾸역 죽어줬다는데, 난 이게 뭐람...?

 

 

05. 뭐가 있는지 알지도 못해서 검색도 못한다니까

 

누칼라비를 잡을 때 가장 짜증났던 건 역시 회오리바람이었다. 한 번 휘말리면 계속 경직당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한 45분정도 두들겨 맞다가 특이점이 와서 별안간 지능이 상승해 특성을 꺼냈다.

 

굳건한 의지를 꺼내 두들겼다. 아, 쉽더라...

...

 

훗날 메인 스트림을 밀고 온 뉴비 유저와 대화하다가 깨달았다.

 

난 G25를 다 깰 때까지 디바인 링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고 특성도 쓰지 않았다.

메인 스트림을 미느라 바빠서 그런게 있는 줄 신경도 안 썼으니까

그런 특성을 얻거나 스킬을 수련하기 위해 뭔가 하지 않았으니까

 

있는 스킬, 있는 특성이지만 내가 그런 걸 갖고 있는지 그것 조차 몰랐던 거다.

 

위에서부터 쭉 내려오며 역경(?)을 겪은 구간을 가만히 따져보면, 뭔가 해결책이 분명히 있지만 그런 해결책이 존재할 수있다는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해서 어디 물어보지도 알아보지도 못한 상태였다.

그래 이게 뉴비지;

 

하여튼 그래서 메인 스트림을 처음 미는 뉴비를 볼 때마다 이런저런 팁을 알려주곤 한다.

당장은 그뭔십 하더라도 언젠가 떠올리고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

 

 

마비노기는 오래된 게임이다.

기존 유저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뭐가 있는지 무의식중에 특수한 기능을 다 알고 있다.

 

전투 경험치 포션, 각종 프리즘, 타이틀 효과, 그랜마 효과, 특성, 페르소나, 펫 소환 효과 등...

너무 당연하게 알고 있어서 알려줄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반면 뉴비는 이런게 있을 거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스킬 수련을 단축시킬 수 있는 보조아이템이 있으리란 상상조차 하지 못해서 질문도 못 한다.

뉴비는 모르는 채로 쉬운 길 냅두고 자꾸만 삽질을 한다.

 

그렇게 배수도 없이 몇가지 스킬을 수련을 끝내고나서 생활직 스킬을 올리기 위해 검색해보다가 푸리즘, 재능 환생 효과 등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

물론 재능 효과 어쩌구는 블로니가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솔직히 잘 못 알아듣는다. 그 중요성을 잘 모른다.

 

특성도 계속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비록 G22에 처음 배웠지만) G25가 다 끝나고나서야 하나둘 열기 시작했다. 이면을 보는 눈은 그때까지도 열리지 않은 채였다.

 

 

뉴비는 상상이상으로 많은 걸 모른다. 그런데 모른다는 사실도 모른다.

예를 들어볼까... 내가 게임을 시작한 시기는 프리시즌이었다. 모든 수리비가 0골드였다.

100%수리와 기본 수리의 차이를 몰랐다. 조금 지난 뒤 간담회 보고 나중에야 알았다.

 

수리 실패하면 큰일나는구나... 뭐 그런거

 

 

06.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있긴 해?

급소 관통 오픈하기(허상 발로르 막타 크리), 응축된 안개 오브, 페피 클리어, 시드 피나하, 페테랑, 몽라 리더 퀘...

해보니까 어느정도 고이면 스스로 할 수 있긴 하더라. 대충 누렙 2만 이상 된 상태에서 주딜 장비가 있다면?

 

하지만 어떻게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 지 플랫폼을 몰랐다.

주변에 도와줄 만한 지인들은 나와 접속시간이 맞지 않았다. (당시 야근이 잦아서 주로 새벽에 접속했다.)

 

몽라 리더퀘는 그나마 어느 날 새벽에 지인들이 도와줘서 했지만, 나머지는 결국 더 시간이 지나고나서 스스로 해결했다.

 

 

게임을 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은 꽤 충격적이었다.

전투에 내가 참여하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

 

사람들이 모아서 홀딩하고 불로 지지고 두들겨 패는 동안 내가 매그넘 샷을 쏘면 몹이 퍼졌다.

마비노기의 전투 규칙이나 암묵적인 룰을 아무리 모른다고 해도 그 상황이 썩 좋지 않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내가 한 마리를 때려잡는 시간보다 다른 사람들이 방 하나를 치우는 시간이 더 짧았다.

내가 뭔가 하려고 나서는 것보단 그냥 남들한테 맡기는게 더 빠르다는 소리다.

 

 

물론 사람들은 괜찮다고 했고 실제로도 괜찮았겠지만, 내 기분은 전혀 괜찮지 않았다.

 

나는 게임을 왜 하지?

쩔 받기 위해서 시작한 게임이 아닌데.

 

 

베테랑, 하드모드 상급 던전 수준부터는 항상 그랬다. 내가 건드리는 것보단 같이 간 다른 사람들이 잡는게 더 빨랐다.

그냥 뒤나 따라다니는게 사실상 모두에게 좋았다.

내가 폐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 매 순간 새삼스레 피부에 와닿는다.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한다는 즐거움과는 별개로 게이머로서는 꽤 부정적인 경험이었다.

 

 

07. 나 스펙업 제대로 하고 있는 거야? 스펙 어떻게 올려?

스펙을 올리고 싶다면 가장 먼저 스킬 수련을 하세요.

그 다음으로는 누렙을 올리세요.

 

이런 말이 나온다.

 

 

그래서 스킬작을 했다. 이쯤부터는 슬슬 뒷사람의 지능이 더 올라서 주 재능의 스탯 위주로 수련을 시작한다.

생활직을 다 올리고 솜덕을 끝낸 다음 이것저것 검색해보면서 특성셋을 드디어 제대로 끼기 시작했다.

 

특성에 대해서 정말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모 위키와 여러 사이트를 돌면서 특성 얻는 법과 발동 조건, 활용도, 효율 등의 정보를 찾았다.

알려줄 사람이 없기도 했고 나도 딱히 주변에 물어볼 생각을 왠지 안 했던 것 같다.

 

그러다 충상, 피흡 발동을 위한 방어 베이스를 올리기 위해서 체력 위주로 스킬을 수련하고 그 다음에는 지능 관련으로 수련을 시작했다. 이때가 되어서야 비로서 중급마법과 메테오 스트라이크의 존재를 알았다.

무빙캐스팅이라는 스킬이 있는 줄도 몰랐다.

 

멀린 환생을 하면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준다고 하는데, 그걸 전혀 몰라서 메테오 스트라이크 획득 퀘스트를 다 했다. 진짜 지옥이었다. xx...

 

생활직을 올릴 때 약간의 지출이 발생하긴 했지만, 그 외에는 프리즘이나 수련포션 외에는 딱히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 다음으로 할 일은 누렙을 올리는 일이다. 반쯤 스킬 수련과 병행되어야 하는데, 이유는 AP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스킬을 1랭크까지 올리기 위해서는 대략 누렙 1.2만~1.5만정도 되어야 할것 같아보였다.

 

환포/망비가 필요했다. 망비야 1일 1회 쿨타임이고, 던전가이드에서 몇 번 선물상자를 통해 주니 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환포였다. 수급처가 없었다.

유저를 통해 구입해야 한다는 소린데, 누렙작을 시작할 때는 8월 초였다.

 

환포가 풀린지 한참 돼서 가격이 하늘로 올라간 시기였다. (거의 300숲 정도 했다.)

 

 

돈을 벌기 위해선 그만큼 시간을 투자해서 노가다를 통해 벌거나 상위 던전(룬상하 등)을 돌아서 득템을 해야 했다.

전자는 시간이 없고 후자는 그게 될 리 없는 스펙이었다.

 

스펙을 올리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는데 돈을 벌기 위해선 스펙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비슷한 경우로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스펙을 올려야 하는데 스펙을 올리기 위해선 레벨을 올려야 한다. (테흐두인으로 레벨링 하는 경우)

 

물론 천천히 한다는 선택지도 있지만, 나는 가급적 빠르게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게임을 하고 싶었다.

마침 가방 순서 변경 업데이트로 인해 발생했던 버그때문에 사과의 의미로 지급한 환생 포션이 풀린 시기였다.

그 시기에 바짝 달려서 결국 누렙 4만을 찍었다.

 

만약 내가 초기에 게임을 시작하면서 '돈을 이만큼 쓰겠다.'는 전제를 깔지 않고 시작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장비를 맞추기 위해 본격적으로 예산을 짜보기도 전에 이미 접었을 수도 있단 소리다.

 

경험치 버프도 따지고 보면 다 돈인지라...

보헤셋도 없고 있는 거라곤 유사 바펠과 블로니 장비 뿐.

헉헉거리며 어떻게든 레벨을 올려갔다. 지옥이었다.

 

훗날 알아보니 경험치 버프를 풀로 땡기면 1~2릴에 만렙을 찍는다더라.

그런 버프가 존재하는 줄도 몰랐다. xx

 

아는 거라곤 전경포와 사제와 돌밀(그 외 성장지원), 로나 부적, 깨빛 버프, 인형 가방정도...

 

하여튼 당시 환포값으로만 억 단위의 골드를 사용했을 것이다.

1n년 동안의 시간을 돈으로 따라잡은거지 (ㅋㅋㅋ)

 

 

08. 유저들 사이의 규칙을 어떻게 알지...?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고인물에게 물어보는 것.

하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새벽에 접속해보면 언제나 친구창은 불이 꺼져있었다. (그야 개강시즌이니까...)

 

 

특정 던전 공략법이 궁금해서 찾아보면 나오는 내용은 그냥 상투적인 공략 뿐이다.

 

시드 피나하를 예로 들면 공략을 찾으면 시작 지점에서 개를 잡고 가서 큐브를 하나 찾고 가서 물고기를 잡고 큐브를 치고 다음 지점 큐브를 찾고 불안의 형상을 잡고 하데스를 잡고 다시 물고기를 잡고 큐브를 찾고 비탄의 노래를 처치한다.

라는 공략이 있지, 개잡이가 뭐고 어부가 뭐고 이런건 찾을 수 없다.

 

특정 팬 사이트 몇군데를 돌면서 검색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못 찾은 걸수도 있지만, 상투적인 공략 뿐이다.

유저들은 암묵적인 규칙 속에서 파티를 구해서 돌고 있는데.

 

규칙을 모르니 참여도 할 수 없다.

 

초행파티도 가봤다. 그랬더니 그냥 하고싶은대로 하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부나 개잡이가 궁금하다고 여쭤보니, 중요하지 않으니 그냥 하면 된다고 한다.

 

뉴비 부둥이 필요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곱게 자라도록 하시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저 사이의 규칙을 모르면 어떻게 참여하지?

뉴비는 자기가 민폐를 끼칠까봐 두려워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전 정보를 찾아보려 하는 것인데, 알 수 있는 창구가 없다.

 

나중이 되어서야 마도카같은 팬 사이트를 통해 의견도 묻고 질문도 해볼 수 있게 되었지만, 저 당시엔 참 막막했다.

가능하면 SNS나 외부에 드러나고싶지 않아서 되도록 팬 사이트에 질문이나 게시물도 남기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버티고 버텼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어 결국 모르는 내용은 그곳에서 도움을 요청하였다.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단순히 하시딤을 공략하고자 하면 그 규칙과 공략법을 알면 되지만, 부믿딤을 가고자 한다면 부믿딤의 암묵적인 룰을 알아야 한다.

 

 

그런 이유 속에서 나는 룬상하, 그림자 던전, 테흐 두인, 알반 훈련소 공팟은 참여할 생각을 잘 하지 못하고 오히려 크롬 바스를 좀더 편하게 다닌다.

전자의 경우 내가 마비노기를 시작하기도 한참 전부터 나온 컨텐츠인지라 이미 유저 사이에 룰이 정해져있다.

후자인 크롬 바스는 내가 마비노기를 하는 중에 업데이트 된 내용이고, 이후로도 폴리싱이 여러 번 진행되며 유저 사이의 규칙이 늦게 자리잡거나 최근까지도 적응기간이 존재했다.

나는 그 적응기간 중에 크롬 바스 공팟을 돌 기회가 있었으므로, 그 규칙과 방법을 알고 있어 크롬 바스 공팟은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나머지는 여전히 폐를 끼칠까 겁나 잘 참여할 수 없다.

 

물론 그냥 뉴비입니다 하고 들어가서 공팟에서 배울 수도 있긴 하겠지만, 글쎄... 그럴 용기는 안 나더라.

내 성격이 문제일까.

 

 

09. 할 일이 너무 많아!

 

주요 퀘스트인 메인 스트림을 다 끝냈다.

수련도 다 했고 누렙 4만도 찍었다.

 

이쯤이면 슬슬 뉴비는 아닌 것 같은데...

 

뭐가 남았는지 볼까?

 

1) 이보나/네일 평판

2) 스타 더스트

3) 일일 지령/주간 지령

4) 특별조 키우기

5) 알반 훈련소

6) 일일 베테랑

7) 점검, 이벤트로 풀린 기간제 통행증

8) 크롬 바스 (주간 10회)

9) 물물 교역 (주간 제한)

10) 그랜드마스터

11) 승단

12) 기사단 스킬 레벨 (서브스킬 말고!)

 

이중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을 찾는다면 1, 2, 3, 4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일단 해두면 나중에 다시는 하지 않아도 될만한 그런 항목

 

네일은 얼마 안 걸리니까 그냥 두고, 이보나는 프잼하면 25분(풀콤보), 안 하면 100분이지만 잠수 중에 한다고 치고!

스타 더스트 <얼마나 걸릴 지 모른다. 퀘스트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좆같다 아니고 주옥같다.

일일/주간 지령 <하시딤에 있는 몇가지 더러운거 제외하고 기르가쉬 보통만 클리어한다고 치면 30분 정도

특별조 키우기 <...그냥 다마고치처럼 봐줘야 한다.

 

그런데 이제 저기서 이벤트며 뭐며 그런게 들어가면 이벤트에 쓰이는 시간이 30분~1시간 정도 된단 말이지.

 

퇴근하고 집에 오면 20시, 씻고 정리하고 뭐 하면 22시인데, 반쯤 필수인 요소들을 건들다보면 자정은 눈깜짝할 사이에 다가온다.

나머지 항목들도 하긴 해야 하는 항목들인데, 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없다.

 

하려면 새벽 4시, 5시쯤 잘 수밖에.

게다가 내가 퇴근하고나서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덕질을 안 하는 것도 아니라...

다 하려면 거의 잠을 못 잔다.

 

스더같은 경우는... 얼마나 걸릴지 또 감을 잡을 수가 없으니, 더욱 곤란하다.

 

이게 이렇게까지 강화가 안 되는 거야? 엄마도?

 

반드시 해야 할 항목에선 제외시켰지만 그랜마나 승단도 사실 해야 하는 항목이긴 하다.

우선순위에서 미뤄뒀을 뿐.

 

기간제 통행증은 안 하면 손해보는 기분이라 또 안 하기도 애매해...

최근에는 이러다가 현타가 와서 어차피 보상도 똥인데 필수도 아닌 게임 이렇게 열심히 할 이유가 있나 싶어서 통행증 걍 썩힌 다음에 버렸다.

 

 

아 근데 진짜 왜 겜 하면서 이걸 꾸역꾸역 안 하면 손해보는 기분이 들어야 하는 거지 현타옴

그래서 요새 그냥 상자 비밀번호 푸는 이벤트 횟수만 대충 채우고 이보나 켜놓고 딴거 하다가 끈다.

 

꺼버렸더니 시간이 꽤 많이 남더라 그러니까 이런 글도 쓰고 있는 거겠지.

 

 

누렙도 올릴 만큼 올리고 수련도 할 만큼 해서 웬만한 부분은 많이 따라잡았는데, 그런데도 할 게 너무 많다.

컨텐츠가 많이 남았다는 건 PLC가 길다는 소리이므로 좋... 좋은 거긴 한데...

 

그냥 이런게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던 뉴비로 돌아가고싶다.

게임을 점점 일처럼 하게 돼...

 

할 일이 너무 많다보니 어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지 몰라서 결국 과부화가 와서 아무것도 못 하게 된다.

뭘 해야 할 지 아는데 뭘 해야 할 지 모른다.

 

컨텐츠가 분명히 있는데, 없다.

 

 

10. 마치며

글을 쭉 써내리다 보니 반복되는 내용이 있다.

뉴비는 자기가 뭘 모르는지 그것조차도 모른다.

 

진짜다.

 

무엇을 물어봐야 할 지 그것조차 모른다.

궁금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아는 게 있어야 한다. 근데 그걸 모른다.

 

뉴비에게 너무 불친절한 게임이다. 사실 뉴비 뿐만 아니라 그냥 기존유저한테도 불친절한 것 같다. (ㅋㅋㅋ)

 

고인물들은 필사적으로 뉴비를 붙잡고 보살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고인물들에게 실제로 도움도 받았다.

하지만 고인물 또한 뉴비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결국 던전에 데려가 우당탕탕 클리어해주는 역할 혹은 조력자의 역할이 될 뿐이다.

 

이 과정에서 뉴비를 너무 부둥부둥 온실 속에 넣고 키워버리는 바람에 뉴비가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방생되어 길을 잃기도 한다. 고인물만의 잘못은 아니다. 그들도 나름 노력했지만 잘 안 된 거였다. 그 뉴비가 직접 해볼 수 있도록 계속 케어해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힘드니까.

 

혹은 조용히 게임하고 있는 뉴비를 보고 굳이 건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건 참 애매한 경우인데,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걸수도 있고 아니면 도움이 필요한 상태인지 그것조차 몰라서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모든 경우가 참 다 안타깝다.

 

도움을 주고싶어도, 받고 싶어도 서로 모르니까 문제다.

서로 모르게 만드는 시스템이 문제다.

 

누렙 1천이 넘어가면 사라져버리는 새싹, 그리고 새싹이 붙었다고 해도 반드시 뉴비일 거란 보장이 없는 다클라...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니 여러모로 어쩔 수 없긴 하다. 그래도 참... 참 그렇다. 명확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역시 뉴비에게 불친절한 게임이 맞는 것 같다.

 

 

사람들의 수요를 제대로 눈치 못 채는 게임사도 참... 그렇다.

이미 누렙 4만 다 찍고 스킬 수련 다 한 사람들은 참여해봐야 의미 없는 이벤트만 한가득.

다같이 참여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어디까지나 이벤트라 하면 +되는 요소인 거니까 그러려니 하긴 한다.

그래도 좀 아쉽긴 해.

 

뭔가 해주려고 하긴 하는데 포인트에서 좀 엇나간 무언가를 자꾸 해주니까 안타깝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하고...

 

 

나는 운이 정말 좋은 케이스였다.

많은 상황이 타이밍 좋게 딱딱 맞아 떨어져서 끊임없이 내가 무언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다.

 

겨울 프리시즌에 시작해서 블로니와 메인 스트림 초반부를 밀었다.

프리가 끝날 즈음이었나, 반성문 이벤트(ㅋㅋ)를 했다.

워낙 뉴비였던 탓에 그냥 그것만 해도 재밌었다.

 

디렉터의 사과 선물상자 때문에 인벤토리도 확장할 수 있었고 추장슬도 늘릴 수 있었다.

메인 스트림에 흥미가 떨어지고 스토리 진척도가 부진해질 무렵 두두섬 이벤트가 있었다.

두두섬 이벤트 때문에 얼덜결에 낚시 수련도 하고 호미질 수련도 하고 그랬다.

가방 패키지가 마침 타이밍 좋게 풀려서 키트깡을 했던 지인들로부터 가방 선물도 받아 불편함 없이 게임 할 수 있었다.

 

5월 온타임 이벤트로 벨통, 수련포션, 돌아온 기분이 드는 밀레시안 타이틀이 풀려 육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주재능이었던 궁술이 개편을 통해 삑이 사라지면서 메인 스트림을 끝내고도 여러 컨텐츠를 편히 즐길 수 있었다.

타이밍 좋게 또 17주년 이벤트도 했다.

 

드러난 심연 업데이트 사전 예고를 하며 밀레시안 부스팅 이벤트가 진행됐다.

부스팅 이벤트로 그간 따라잡지 못했던 많은 컨텐츠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쭉쭉 성장하는게 보이니 재미있었다.

 

스킬 수련을 적당히 다 끝냈을 무렵 섬머 펫 키트가 나왔다.

필요한 펫을 장만하고 '판타즘 브레이커'라는 목표를 위해 달렸다. 목표가 있고, 목표를 달성하니 즐거웠다.

 

게임사 입장에선 끔찍한 사고였겠지만, 가방 순서 변경 패치로 인해 발생했던 사고..

그로 인해 풀렸던 환포... 덕분에(?) 누렙 4만을 향해 달릴 수 있었다.

 

크롬 바스는 사실 스토리만 보고 갈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워낙 할 게 없었고, 공팟으로 도전해볼 자신이 있는 컨텐츠라곤 크롬 바스가 유일했다.

 

마침 캐릭터 몸 자체는 완성됐겠다, 너클을 비롯하여 장비를 맞추고 직접 실린더 에르그도 만들어서 크롬 바스에 진입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중간중간 접을 수도 있었는데, 타이밍 좋게 여러가지 업데이트와 이벤트가 맞물렸고, 좋은 인연을 만나 같이 게임하고 놀면서 게임을 그만 두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런게 없었다면 진작에 접었을 것 같다.

참 다행이다.

 

 

 

게임에 있어서 나는 특이 케이스라고 자신한다.

 

오로지 '온라인 게임'을 기준으로, 게임을 해온 시간은 내 유년시절을 포함한 가방끈보다도 훨씬 길다.

콘솔 게임, 혹은 흔히 오락실 게임으로 불리는 게임부터 따지고 보면 거의 내 나이 = 게임 경력이 된다.

 

그러니까 나는 기본적으로 게임에 대한 배경 지식이 매우 많은 상태로 마비노기를 시작했다.

 

게다가 나는 활자를 읽는 걸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물건을 사면 동봉되어있는 사용 설명서, 성분 표시 등 모든 글자를 읽는 정도다.

게임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스킬의 툴팁을 읽고, 자세한 설명 보기를 눌러서 읽고, 또 읽었다.

난 컴퓨터가 아니기 때문에 물론 읽은 내용을 까먹기도 했다. 그러면 다시 읽었다.

 

주어진 정보를 가능하면 놓치지 않으며 진행했고, 게임 자체를 오래, 많이 해봤기 때문에 감이라는게 있었다.

그래서 비교적 어려움을 겪지 않고 게임을 했는데도 이랬다.

 

일반적인 게임과는 너무 다른 시스템을(누렙같은거...) 가진, 그리고 너무 많은 정보를 축적한 게임...

에르그... 그게 뭔데... 특개? R강? S강? 그게 뭔데... 개조식? 그건 또 뭐야... 뭐냐고 대체 뭐냐고!! <이런 느낌

 

어렴풋이 모르는 정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열심히 검색해봤지만 도무지 찾을 수 없던 정보도 있었다.

모른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는 정보도 있었다.

다행히 많은 수의 정보는 주변에 물어보거나 트위터에서 비명을 지르면 누군가 알려주거나 아니면 정보의 바다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특히 세공, 에르그, 개조식 같은 것들...)

 

 

 

나는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게임을 하고싶었다.

에린에서 나를 맞아주던 사람들과 동등하게 게임을 하고싶었다.

 

그런데 그 수준까지 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더라.

어디서 도움을 청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 지도 모르겠고...

사용하는 기능인 줄 알았는데 존재만 할 뿐 사실상 유저들 사이에선 사장된 기능은 또 왜이리 많은 건지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금 사용이 필수불가결한 상태고...

천천히 따라가는 방법도 있지만 당장 함께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투입되어야 했다.

 

누군가에게 받거나 어둠의 루트를 사용하거나.

 

 

난 그냥 친구들이랑 같이 게임을 하고 싶었다.

정말 그것 뿐이었다.

 

뉴비에서부터 거기까지 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힘들다 진짜

 

그리고 모든 걸 달성하고 돌아와보니, 친창에 파란불 들어온 친구가 없더라.

돌아와... 나랑 크바 가자...


개인적으로 뉴비때 배운 것보다는 시냇물까지는 아니고 간헐천같은 상태일 때 배운 내용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느 정도 지식이 생긴 후, 그 지식을 기반으로 추가적으로 궁금해진 내용을 찾으면서 많이 알게 된다.

 

가령, 아무리 스킬 만렙을 다 찍고 풀샤인을 찍어도 최대치가 되지 않는 의지를 보고 의지 스탯을 찾아보다가 포텐셜 포인트의 존재를 다시 깨닫는다거나

아니면 나이/재능에 따라 레벨 별 오르는 스탯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고 그제야 이해한다거나.

 

그 단계가 되면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기보다는 그전에 알고만 있던 지식이 명확하게 이해되고 자리잡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장비를 맞추기 위해 관련 정보를 찾아보며 에르그, 특개, 세공 정보를 알게 되고, 상위 던전을 돌기 위해 사냥 노하우를 찾다가 펫 소환 효과나 펫 전용 스킬을 알게 되고 뭐 그런...

 

요샌 정령들에게 린치당하며 살고 있어요.


사실 제가 이제 '뉴비'라는 자리를 꽤 많이 벗어난 후 주변의 다른 뉴비들을 돌아보며 생각해보니, 왠지 그 뉴비들이 부러웠습니다.

난 저런 정보 하나도 모르는 채, 정보에 있어서 정말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채로 뇌에 힘 빢 줘가며 했는데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부러웠어요.

 

물론 여러모로 도움을 줄 만한 사람들과 타이밍도 맞지 않았고, 제가 없는 시간 쪼개가며 눈앞의 숙제들을 급히 해내느라 사람들과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내가 저 시기일 때 이런 도움을 받았다면 그때 그렇게 힘들지 않았을 거야.

그 시점에 이 지식을 알고 있었다면 그렇게 삽질하지 않았을 거야.

하여튼 자체 하드모드를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등등...

 

그래서 그때의 설움을 뱉어낸 글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저처럼 서러운 사람이 더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뉴비라기엔 이제 많이 낡았지만, 여전히 모르는 건 많고... 그렇지만 그래도 이제 마생 살면서 필요한 대부분의 큼직한 정보는 다 얻었다고 생각하기에 이젠 의미 없는 설움이지만...

앞으로 마비노기를 하게 될 많은 뉴비들이 서럽지 않게 잘 컸으면 좋겠네요.

 

뉴비는 자기가 뭘 모르는지 그것조차 모릅니다.

재미를 크게 해치는 수준이 아니라면 먼저 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스타일에 따라서 속도나 지향은 다르겠지만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부분은 있잖아요. (메인/환생/수련 등등..)

 

혹은 넌지시 '이런거 혹시 아세요?', '이건 어떻게 하고 계세요?'하고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지도...

물론 아닐 수도..

나만의 생각일 수도...

반박시 당신 말이 다 옳습니다.

저는 어리석고 나약하고 미련하여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알지 못합니다.

반박할 말이 생각난다면 당신이 저보다 지혜롭고 똑똑한 인재이시니, 당신 말이 옳습니다.

 

 

 

 

P.S. 현재까지 마비노기에 투자한 금액은 아직 초기에 남몰래 결심한 그 액수에 도달하지 않았습니다.